
공동묘지가 있는데 “너 지금 공동묘지에 가서 말뚝이나 박고 올래?” 그런 야기를 한단 말야.
공동묘지 앞에 전나무가 있었어. 그 전나무를 해방 후에 군인들이 지나가면서 총을 쏴서는 총구멍이 나서 쓰러져 지금은 없어졌어요.
그런데 저녁에 그 전나무 앞에 말뚝을 하나 깍아다 놓고 그 말뚝을 박고 오는 걸 내기를 한단 말야. 내일 가서 보면 꽂고 왔나 알 수 있는 거지. 한 사람이 이제 말뚝을 꽂으러 간다고 갔어. 늦가을이야. 땅은 아직 얼지는 않았지만 아주 깜깜한데 이제 내기를 하는 거야. 아 그런데 올 때가 됐는데 영 안 온단 말이야. 아 이거 큰일났다구. 이제 여럿이서 가 보는 거야. 아 가니까 이 사람이 자가 두루마기 자락이 늘어진 데다가 그냥 말뚝을 박고서는 무서워서 얼른 돌아서서 오다가 두루마기가 잡아당기니까 그냥 나가자빠진 거야(웃음). 그러니까 그냥 쓰러져서 못 오고 있는 거야. 그래서 그걸 빼내구…
(제보자: 최삼룡, 선학동 남 82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