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놀래 보기 | 미추홀 학산문화원

학산마당극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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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혁

개요: 주제 : 동행 그리고 공감; 일시 : 2023.09.09.(토); 장소 : 수봉공원 인공폭포 앞 야외마당; 인원 : 총 3,117명
(공연 참여 184명, 관객 723명, 예술가 및 전문인력 33명, 연계프로그램 1,974명, 서포터즈 203명)

마당예술동아리 창작 작품

‘학산마당극놀래’ 10회를 맞아 시민들이 만든 마당극 중 현재 시점에서도 공감대가 형설 될 만한 일부 작품을 각색하여 선보였습니다.

마당예술동아리 창작 작품
구분	동아리명(인원)	공연명 (장르)	작품 내용
심화	어수선(10명)	호모코로나쿠스의 탄생 (연극) 2020년作	코로나 시대, 인간들은 새로운 인간형에서 해답을 찾는다. 일명 호모 노코로나! 코로나를 소재로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판타지 이야기
	아름다운비행(9명)	비,그리고 동양장 사거리 (연극) 2019년作	지금은 흔적도 남지 않은 옛 동양장. 우리는 아직 이곳을‘동양장 사거리’라 부른다. 공간과 추억을 공유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어벤져수봉(9명)	엄마의의자 (입체낭독극)2022년作	치매에 걸린 엄마와 그 엄마를 돌보는 가족들. 그리고 그들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마을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 이야기
	학나래두드림(10명)	크게 숨쉬기Ⅲ (난타극) 2017년作	기계화와 공장 등 각종 오염물질로 파괴된 자연 그리고 생태. 영웅과 시민이 함께 노력하여 지구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
	클로벌(9명)	Tấm Cám(콩쥐팥쥐) (음악극)	아버지를 여읜 Tam에겐 새어머니와 여동생 Cam이 있다 우리나라 콩쥐팥쥐와 닮아 있는 베트남 전래동화 tam cam!으로 보는 권선징악 이야기
연계	동아리(7명)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 연계	두 개의 항아리 (연극)2018년 作	시각장애인 순진에게 육아는 더더더욱 어렵다. 장애인, 비장애인이 모두 공감할 수밖에 없는 순진의 육아 투쟁기
연계	한결(11명) -학산시민극단 연계	도깨비들의 난장 (풍물극)2015년 作	옛날 화합했던 두 풍물패.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균열이 나는데... 다시 내려온 도깨비들의 풍물 요술로 두 풍물패가 화합하는 이야기
신규	인기공 관악부 (38명)	슬기로운 관악부 생활(음악극)	인천기계공업고등학교 관악부원들이 동아리 생활을 하며 겪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갈등과 화합의 과정을 담아낸 이야기
	마당꺠비(14명)	마당을 함께 열다	어려운 일이 생길 때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민하던 말썽쟁이 도깨비들은 '마당'을 떠올린다. 마당깨비들과 함께 열어 갈 마당 이야기
	둥우리 (6명)	귀신 씨나락까먹는 소리 (거대인형극)2015년 作	승기화장터 동창 모임. 재개발, 전세사기 등 귀신들의 씨나락 까먹는 이야기들이 이어지고.. 자손들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이야기

초청공연 및 개·폐막 작품

여는 마당 - 동행, 시민과 열다

닫는 마당 - 공감, 모두와 나누다

초청 공연 - 10년을 축하하다

초청공연 및 개·폐막 작품
구분	단체명	공연명 (장르)	작품 내용
여는 마당	풍물패 더늠	쾌지나 칭칭 놀래 (퍼레이드·길놀이)	행사장의 터를 밟는 길놀이와 문굿, 마당판으로 마당예술동아리와 관객들을 어우르는 풍물공연
여는 마당	마당예술동아리 전 참여자	쾌지나 칭칭 놀래 (퍼레이드·길놀이)	시민과 함께 해온 10년, 학산마당극놀래를 축하하며 함께 걷는 동행의 의미를 담은 10개 동아리 입장 퍼포먼스와 관객 화합의 무대
닫는 마당	풍물패 더늠	풍물판굿과 소리	풍물판굿 속 공연자들의 상모짓과 다채로운 가락 그리고 함께 어울려 노래하며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어우러지는 닫는 마당
초청 공연	인음청소년오케스트라(Ineum youthSymphony Orehestra)	10년을 축하하다	공감과 어울림 클래식. 오케스트라 연주 공연
초청 공연	SM음악학원 - 학생연합밴드 ‘자제밴드’	10년을 축하하다	미추홀구의 거중 중인 중3~고2로 구성된 학생연합밴드 공연.

학산마당극놀래 서포터즈 운영: 100인의 주민심사단 ‘봄이’ 194명 활동; 청년 서포터즈‘놀랩’ 9명 활동

전문가 평가

전문가 평가①
류이 (연출가, 전 주안미디어축제 예술감독)
“레파토리를 만들자”는 취지

10주년 기념으로 지금까지 작품 가운데서 좋은 작품, 가능성이 있는 작품을 골라서 마당극 동아리의 대표 레파토리, 더 나아가서 학산마당극놀래의 대표적인 레파토리로 키워나가려는 취지를 잘 살렸으면 좋겠다.
자기 레파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동아리 구성원들이 그 취지를 이해하고 역량을 모으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그런 취지를 어느 정도 이해했는지 궁금했다. 강사 겸 연출가 선생님들의 작품, 기능, 연출 부문에서 각자 돋보이는 역량이 다르고, 그에 따라 작품도 따라간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게 장점이 되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단점이 되기도 했다. 강사 겸 연출가 선생님들이 ‘마당극에 대한 이해’를 좀 더 높인다면 더욱 좋은 작품이 많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개별 작품 평가

1. 마당깨비

시도가 좋았다. 그러나 너무 옛 형식을 고집했다. 형식을 현대적인 것으로 바꾸면 좋겠다.

2. 한결

앞에서 두 풍물패의 갈등을 봉합하고 하나가 된다는 설정은 좋았다. 그런데, 그 기대를 저버리고 풍물 공연으로 시종했다. 마당극이 아니라 그냥 풍물 공연과 같았다. 10대 작품으로 선정된 옛 작품을 곧이 곧대로, 그대로 하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 물론 여유가 되면 업그레이드 하는 방향으로.

3. 둥우리

삶의 문제에 천착하는 마당극의 ‘현장성’을 살리려고 애쓴 점이 돋보였다. 후쿠시마 오염수 및 전세사기 문제를 다뤘다. 물고기 두 마리의 설정이 재미 있었다. 마지막 아리랑의 주제를 전세사기로 삼아 개사했으면 더 좋았겠다.
-발전 방향: 전세사기 문제에 천착해서 그 문제로만 줄거리를 짜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4. 마냥

시각장애인의 육아 분투기가 절절하게 다가왔다. 특히 주인공이 결혼하고 아기 낳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주인공 연기도 좋고, 노래도 잘 부르고, 주인공을 맡은 배우의 역량이 극을 이끌어갔다. 마지막 합창도 좋고.
작품의 주제가 선명해지면 좋겠다. 말하려고 하는 그 무언가가 2% 부족하다는 느낌.

5. 어벤저수봉

처음 분위기는 좋았다. 그런데 갈수록 길게 늘어진다. 주제를 발전시키지 못하는 것 같다.

6. 인기공 관악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너무 일상적이다. 주제와 의미가 무엇인지? 극은 갈등과 그 해결 과정이다.
관악부의 음악 역량은 큰 무기다. 음악극이 가능한 팀.

7. 아름다운 비행

홍수의 연출이 좋음. 진실이 맞는 장면도 좋고. 낳고 또 낳고, 비 오고. 장면 전환 음악도. 연출은 아주 좋았지만, 주제의식이 약하다.

8. 클로벌

번역 자막이 왜 없을까, 아쉬웠던 연극이다. 콩쥐팥쥐 베트남식 놀이마당이 재미있게 펼쳐진 것 같은데….

9. 어수선

동물과 인간의 갈등을 놀이로 표현해 줘서 재미있었다. 코로나 난리난 장면들이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졌다. 주제의식을 밀고 나가는 게 참 힘들었겠다 싶다.

10. 학나래

난타 치는 걸 더 보여주고 싶어 한다. 당연하다. 그러나, 그것은 마당극에서 기예 기반일 뿐이다. 극적인 것과 타악이 결합해야 감동이 온다. 줄거리가 중요하다. 초기 작품의 생동감이 오히려 없어졌다. 초기 작품의 극적인 장면을 왜 다 빼버렸을까 아쉽다. 10대 작품으로 선정된 초기 작품을 곧이 곧대로, 그대로 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다. 그리고 그 작품을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으로.
(평가서 발췌)
전문가 평가②
남기성 (전 학산마당극놀래 총감독)
1. “마당을 함께 열다” <마당깨비>

- ‘마당’을 이웃 간, 혹은 공동체 안의 갈등이나 문제 해결의 ‘장(場)’으로 설정한 것이 ‘학산마당극놀래’의 지향점과 맞닿아 있다. 전통사회에 견주어 보다 복잡한 사회관계를 맺고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층위에서 서로 간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는, 개개인의 문제 역시 개인만의 것이 아니며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기도 하다. 특히 분열된 마을 사람들이 서로 화합하는 것을 단심줄놀이라는 대동놀이를 활용하여 표현한 것이 돋보였다. <한결> 풍물패가 뒤에서 풍물도 쳐주고 단심줄놀이를 함께 하는 모습도 좋았다. 소소한 부분이었지만 동아리 간의 ‘연대’의 한 모습이었다.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공연이 아니었다면 단심줄놀이에 일반 관객의 참여를 유도해서 함께 놀이를 진행해 봄 직하다.

2. “신 도깨비들의 난장” <한결>

- 지난 3.40년간 풍물굿은 농촌지역의 풍물패나 혹은 전문 쟁이들로부터 대학교 풍물패, 그리고 노동조합풍물패를 거쳐 이제는 가정주부나 혹은 60대 이상 여성들이 주체가 된 듯 보인다. 이는 풍물이 가지고 있는 감각적이고 즉발적이며 특히 여타의 장르에 비해 보다 쉽고 빠르게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풍물만이 가진 독특한 힘에서 기인하는 듯하다. 동호인들의 풍물굿은 ‘잘 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인들 스스로 ‘잘 노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면에서 이번 “신 도깨비들의 난장” 중 가장 좋았던 부분은 판굿 뒷부분의 ‘개인놀음’ 장면이었다. 비록 어설프고 ‘공연’으로서의 전문성은 떨어지겠지만 밝은 모습으로 개인의 신명을 풀어내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커뮤티티 아트의 중요성 중 하나가 결과물보다 과정에 있다면, 또 참여자의 자기 확인과 성취감에 있다면 이 또한 좋은 성과라 생각된다. 추상적 표현매체인 풍물을 주요 표현수단으로 하는 마당극 창작 작업은 전문패들에게도 쉽지 않은 장르이다. 그런면에서 <한결>의 도전은 그 나름의 가치가 있다. 결과물을 떠나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자신과 가족의 ‘몸’이 거주하고 있는 마을과 이웃들과의 관계를 생각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3.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동우리>

- ‘장소’는 단순히 ‘공간’으로 환원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예컨대 오래된 옛집의 툇마루는 어머니와 할머니의 무수한 손길을 간직하고 있다. 오래전 사라진 지역의 화장터를 소재로 하여 화장터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새로운 이주민에게는 자신이 사는 지역의 역사를 알려준다. 이렇듯 지역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환경문제로까지 이야기를 확대하여 가는 흐름이 부담 없이 다가온다. 긴 장대에 탈을 얹어 활용한 방식이 돋보였다. 원작에는 없던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언급하여 관객의 큰 호응을 얻은 것도 마당극이 가지고 있는 특색을 잘 살린 듯하다.

4. “두 개의 항아리” <마냥>

- 점자블럭과 천을 활용한 시각장애인의 이동, 등퇴장 등 무대 위에 설치한 대,소도구의 활용이 무척 뛰어나고 마당극적이다. 특히 좌우로 설치한 천을 이용하여 공연규모에 비해 넓은 무대를 집중력 있는 공연공간으로 만들어낸 것이 돋보였다. 시각장애인들은 물론 비장애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육아문제를 소재로 하여 현실(삶) 속에서 길어올린 리얼리티로 인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고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마당극이 추구하는 ‘지금-여기-우리(나)’의 이야기를 잘 풀어냈다.

5. “엄마의 의자” <어벤저수봉>

- 일반적으로 ‘극’의 형식을 띤 공연물이 ‘사건’과 ‘갈등’을 중심에 놓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엄마의 의자”는 이러한 일반적인 극 구성을 따르지 않아 자칫 밋밋하게 여겨질 수 있으나 ‘치매’라는 개인적이면서도 지극히 사회적인 문제를 큰 부담없이 잔잔하고 담담하게 풀어가고 있다. 고령화 사회, 누구나 겪었으며, 혹은 겪고 있거나 곧 겪을 이야기이다. 특히 어벤저 수봉의 연령층을 봤을 때 꺼내기 쉽지 않을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오히려 그로인해 더 잔잔하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치매 가족과 이들을 둘러싼 이웃들, 모두를 타자화시키지 않아서 좋았다.

6. “슬기로운 관악부 생활” <인기공 관악부>

- 관악부의 일상을 일종의 촌극 형식으로 풀어가는 사이사이 관악 연주가 배경음악이나 혹은 브릿지 음악으로 활용되어 극과는 직접 관련이 없을 수 있는 관악부의 연주를 잘 매치 시킨 듯하다. 아쉬운 점은 촌극을 맡았던 참여자들이 초반에 많이 긴장하여 대사 전달 등에 문제가 있었다. 전체 공연시간이 좀 길어지는 문제는 있겠으나 첫 시작을 인기공 관악부의 레파토리곡을 연주하여 참여자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더불어 관객의 집중력을 높여 놓고 본격적인 극을 시작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7. “비, 그리고 동양장 사거리” <아름다운 비행>

-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와 마찬가지로 공간이 아닌 ‘장소’의 이야기를 산부인과 병원이라는 ‘장소’와 ‘비’라는 소재로 잘 엮어냈다. 3대가 긴 시간 동안 같은 지역에 살면서, 지역이 변화하고 발전해 나가는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며 발전하는 동네에 대한 안도감과 자부심을, 또 한편으로는 사라져 가는 의미 있는 ‘장소’에 대한-더불어 자신의 시간마저 사라져 간다는- 아쉬움이 잘 베어나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극을 풀어가는 주된 형식은 ‘무대극’적이었지만 특히 ‘천’을 중심으로 소도구를 적절히 활용하여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함으로써 공간을 확장함은 물론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적극적으로 극에 몰입하게 만들어낸 듯하다. 조금 아쉬운 점은, 비라는 상징을 통해 탄생과 죽음 등 전체적인 주제의식이 하나로 묶이는 힘은 좀 떨어지지 않았나 하는 부분이다.

8. “Tấm Cám(콩쥐팥쥐)” <클로벌>

- 시작 부분이 꽤 인상적이고 편안하게 다가왔다. 특히, 아이가 해설자 역할과 배역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뛰어난 선택이었다고 보여진다. 한국어와 베트남어를 사용하는-한편으로 해야만하는- 2세들이 놓여있는 상황의 양면성을 느낄 수 있었다. 지역축제에 다문화 가족이나 이주노동자 등 이주민들이 함께 하는 경우가 간혹 있어 왔다. 주로 그들의 전통의상을 입고 퍼레이드를 한다거나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정도였던 것 같다. 개인적인 관점일 수 있겠지만, 이렇게 이주민을 바라보는 내 시각은 상당히 곤혹스럽고 불편했다. 마치 하나의 ‘전시’를 보는 듯했던 기억이다. 이번 작품은 우리의 전래동화인 ‘콩쥐팥쥐’와 유사한 베트남의 전래동화를 그들의 언어로 풀어낸 것이 무척이나 돋보였으며 ‘전시’가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언어와 몸짓, 노래 등 소리로 보고 들을 수 있어서 감동적이었다.

9. “호모코로나쿠스의 탄생” <어수선>

- 이제는 옛 이야기인 듯도 여겨질 수 있겠지만, 코로나 펜데믹 시대 우리의 이야기를 우리를 넘어 전 지구적 생명의 이야기로까지 확장함하고 이를 연극적 놀이, 놀이적 연극으로 표현하여 관객의 집중도를 높이고 잔 재미를 주는 등 잘 풀어내고 있다. 특히 과감한 과장과 변형, 왜곡 등의 기법을 통한 우화적, 삽화적 전개 등 마당극적인 표현이 돋보인다. 펜데믹 사회의 새로운 인간형을 찾는다는 이야기와 주제의식이 돋보인다. 이를 통해 펜데믹시대 이에 대한 우리의 시각과 사회적 대처가 그 필요성 여부와 적절성 여부를 떠나 한편으로 엄청난 ‘폭력’을 동반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10. “크게 숨쉬기3” <학나래 두드림>

- 벌써 ‘크게 숨쉬기’ Ver3이다. 작품의 완성도 여부를 떠나 ‘학산마당극 놀래’의 지향점과 일치하는 작업 성과이다. 늘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의미 있고 성과 있는 작품을 레파토리화 할 수 있어야 한다.타악연주를 중심으로 효과음, 배경음악, 움직임과 소도구 등을 활용하여 주제의식을 잘 표현해 내고 있다.
(평가서 발췌)
전문가 평가③
양진채 (작가)
<학산마당극 놀래>는 시민창작예술제입니다.

저는 이 ‘시민창작예술제’라는데 방점을 찍고 싶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축제는 기획사를 통한 획일화된 축제입니다. 참여하는 시민들은 방관자의 자세, 피동적인 자세에서 둘러보는 형태입니다. 축제를 기획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여러 요인들이 있을 겁니다. 가장 크게는 문화인프라가 없고, 그것을 운용할 단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시민참여형 축제는 축제를 열기까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극을 만들어갈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고, 끝가지 해낼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합니다. 그러기에 시민창작예술제를 열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기울여야 했을까를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이 축제를 미추홀학산문화원은 10년을 지속해왔습니다.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축제입니다. 시민들이 만들고 시민들이 참여하고 함께 즐기는 광장의 축제, 마당의 축제이기 때문입니다.
예술제에 참가한 단체에 대한 심사를 했지만 심사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등수로 줄을 세우는 상이 아니라 각자의 이름에 걸맞는 상을 주는 자리였습니다. 참여한 이들의 면면이 자랑스러웠고, 노력이 엿보였습니다. 다양하고 새롭게 만들려는 각 팀의 노력은 물론이고, 청년에서부터 다문화가족까지 모두 함께 어울린 자리였습니다. 참여한 10팀 모두 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도 명확했습니다. 특히, 삶에 기반한, 지역과 사람을 놓치지 않고 있어 따뜻했습니다.
(평가서 발췌)
전문가 평가④
이동준 (이천문화원 사무국장)
새로운 생활문화의 진원지가 된 마당예술축제

2023 학산마당극 놀래에 심사위원으로 초대받은 건 정말 큰 축복이었다. 서양에 광장문화가 있듯 우리에게는 오래전부터 마당문화가 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우리가 살아온 마을 공간에는 공터와 쉼터, 빨래터 같은 숨을 트게 하는 여유공간이 존재했다. 아이들은 공터에서 서로 놀이를 하며 지냈고, 노인들은 쉼터에 놓인 평상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으며, 아낙들은 빨래터에 모여 그들만의 잡담과 정보를 나누기도 했다.

이런 공간이 사라진 지금 미추홀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주민들이 모여 그들만의 독특한 모임과 몸짓으로 소통을 이루는 예술마당을 창출하고 있었다. 미추홀 주민에게 마당극은 함께 모여 신명나게 즐기는 문화예술 축제를 넘어서, 그들이 생활 속에서 겪고 있는 문제와 어려움을 어떻게 공감하고 해결해나갈지 주민 스스로의 힘으로 풀어가는 방식이 되어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학산마당극에는 모두 10편의 창작마당극이 올라왔는데 마당극에서 지역주민들이 펼쳐 보여준 세계관의 지평과 그 가능성은 놀랍기만 했다. 마당극에 참여한 주민들은 구세대와 신세대, 산 자와 죽은 자, 토박이와 이주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그들을 옭아맸던 사회적 제약과 한계를 뛰어넘어서 함께 만나는 장소로 재현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밤이 깊어 갈수록 마당예술 동아리들의 공연은 별처럼 더 영롱하게 빛났다. 이날 마당극에 참여한 미추홀 주민들은 모두가 진짜 스타들이었다.
(평가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