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놀래 보기 | 미추홀 학산문화원

학산마당극놀래

지난 놀래 보기

개요: 주제 : 힘내라 남구; 일시 : 2016.10.01.(토) 오후3시; 장소 : 시민공원 야외무대 & 틈 문화창작지대; 내용
1) 마당예술동아리들의 공동 창작품을 무대에서 선보이는 기회 마련
2) 지역 주민들의 생활사, 마을의 이야기나 역사가 담긴 마당극을 이웃과 주민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스토리텔링을 통한 마을과 이웃에 대한 관심을 높임; 인원 : 총 1,232명 공연자 232명, 관객 1,000명 (미디어축제 7,450명); 제목 : 2016 학산마당극놀래 - 마당예술동아리 경연마당; 내용
1) 주안미디어문화축제 마을극장21 릴레이 페스티벌 마을별 참여
2) 2016 학산마당극놀래 - 마당예술동아리 경연마당
3) 2016 학산마당극놀래 - 마당예술동아리 경연마당 시상식; 인원 : 참여자 총 232명(21개 마당예술동아리) / 관객 : 1,000명

2016포스터

작품

작품
공연명/동아리	장르	인원	마당지기	작품내용
함께 / 숭의1·3동 기센걸스	탈극	2	민후남	절망의 그림자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그녀가 발견한 것은.. 바로, 당신. 함께라면 어떤 일도 이겨낼 수 있어요. ‘난, 혼자가 아니야.’
장사리 난봉가 / 숭의2동 놀자놀자	창극	9	송인선	나나나나~ 우리들 민요가 가진 흥을 통해 이렇게 모였나니, 우리 동네가 좀 살기가 힘들면 어떠하리 다같이 아니 놀고 뭘 할소냐!
집 나온 사이다 / 숭의4동 고집불통락울림	난타극	13	박미영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해온 삶. 하지만 집 안이 나의 무대는 아니었어요. 이제 우리가 비로소 찾아낸 내 삶의 진정한 무대를 보여줄 거예요!
행복한 꽃길 마을 / 숭의4동 행복한 꽃길	민요극	8	송영자	가슴 속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민요가락에 풀어내 봅니다. 듣는 이와 부르는 이 구분없이 마음 속 시원해지는 우리네 삶 이야기를 들려줄게요.
사물악기가 된 도깨비Ⅱ / 용현1·4동 풍물단 ‘한결’	풍물극	15	김정순	용현1동, 4동 구분 말고,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살기 좋은 용현1·4동을 만들어 가니, 우리 함께 신명나게 놀아보세~!
이름이 뭐예요? / 용현3동 용삼풍물단	풍물극	18	김건수 장화숙 이찬구	1통장, 2통장, 3통장.. 딱딱한 통통통 말고~정감 어린 마을 이름 한번 불러보세요, 마을마다 좋은 뜻을 담아 주민들이 바라는 대로 이루어질 거예요!
용현종점 / 용현5동 우리동네 합창단	합창극	47	민경호	용현5동 주민들이 어쩐 일로 용현종점에 모였을까요~? 아름다운 합창으로 전하는 우리들의 마을 이야기 한번 들어보실래요?
크게 숨쉬기 / 학익1동 학나래두드림	난타극	18	이재혁	미세먼지, 유해물질, 각종 쓰레기들, 오염된 환경 속에서 살아가기 힘들어요. 우리 다시 함께 깨끗한 세상을 만들어 봅시다!
학골동네 추억놀이 / 학익2동 반짝반짝 무지개	커뮤니티 댄스	12	조경희	엄마와 아이가 함께 춤추며, 깔깔깔 웃음 소리 끊이지 않는 행복한 우리 학익2동 학골마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해요. 다함께 춤을~!!
게섯거라Ⅲ - 도화동 이야기 / 도화1동 등불	퍼포먼스	12	신용진	비상 비상!! 도화1동 우리 마을에서 뭐가 이리 자꾸 없어지나? 그 이유가 뭔지 도화1동 마을을 지키는 우리 자율방법대가 나서야겠다! 게섯거라~!!
두껍아 두껍아 / 도화2·3동 딴따라쓰	전통연희	9	박춘화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재개발이 한창인 우리 동네, 어떻게 하면 원주민, 이주민들이 다같이 화합하며 살 수 있을까?
거리에서 / 주안1동 한우리	연극	11	오연옥	거리를 점령한 호객행위 싫어요, 골목을 뒤덮은 불법 광고물 싫어요, 미소 짓는 주안1동, 깨끗한 마을을 만들어 봅시다~!
소풍 / 주안2동 해바라기	판소리극	9	김정애	주안2동 통장님들은 마을어르신들과 함께 1년에 한 번씩 소풍을 떠난다고 하는데, 신나는 소풍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물로 하나된 사미골 / 주안3동 사미골풍물단	풍물극	11	황공례	서로 모르던 사람들이 다정하게 화합하고 배려하는 이유가 뭘까? 마을 사람들이 문화예술로 화합하니 보기도 좋고 듣기도 좋네~!
어쩌다 생일 / 주안5동 5동통통(通統)	연극	11	문희자	사랑하는 가족들, 동네 친구들 모두~모인 내 생일이니 활짝 한번 웃어보라구? 허허~ 내 잔칫날에 초대할 테니 어디 한번 보시구려!
조율 / 주안6동 풍성한 앙상블	음악극	8	홍미자	아니, 다른 동네는 살기도 좋다는데, 우리 동네는 왜 이렇게 힘들지? 누가 조율 한 번 해주세요!
내일을 위하여 / 주안7동 딴따라 골목통	악극	10	임흥락	1960년대 인천 재개발이 시작된 주안7동에 이주 온 영자는 야학당 언니들과 함께 공부하며 힘든 날들을 버티는데.. 영자에게도 밝은 내일이 올까요?
빨간약 / 주안8동 기88	인형극	8	김희자	사람들의 아프고 다친 곳을 낫게 하는 만능 빨간약. 환경과 생명을 생각해보며 서로가 서로에게 빨간약이 되어주는 주안8동 골목의 뜨거운 여름나기
미안하지만 그럴일은 없어 / 문학동 오른팔의 흑염룡	연극	8	김영아	우리가 질풍노도의 시기라고요? 고등학교 진학준비나 열심히 하라고요? 우리 중학생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알려드릴게요!
관교동 로미오와 줄리엣 / 관교동 떳다 관교동	민요극	14	김종달	원수지간의 두 집안이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해프닝을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내는 오도령과 꽃분이의 사랑이야기
담쟁이 / 학산춤패	춤극	5	송혜숙	말없이 담을 넘는 담쟁이의 삶처럼, 묵묵히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을 춤으로 응원합니다.

학산마당극놀래 2016 - 학산마당예술동아리 경연마당 시상식

일시 : 2016년 10월 1일(토) 오후 8시

내용 : 두레상, 놀래상, 마당상, 작품상, 힘내라남구상, 공동창작상 - 총 6개 부문 / 21개 동아리 수상

학산마당극놀래 마당극 수상 동아리 명단

학산마당예술동아리 경연마당 시상식
상	동	공연팀	공연명
힘내라남구상(2개) 마당극으로 마을공동체 형성에 기여 (시상 : 주안미디어문화축제 예술감독)	숭의4동	행복한 꽃길	행복한 꽃길 마을
힘내라남구상(2개) 마당극으로 마을공동체 형성에 기여 (시상 : 주안미디어문화축제 예술감독)	학산춤패	학산춤패	담쟁이
공동창작상(1개) 마을극장21 릴레이 마당극 기획, 연습, 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마당극 발전에 기여 (시상 : 주안미디어문화축제 예술감독)	학익1동	학나래 두드림	크게 숨쉬기
두레상(5개) 동아리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공동체 정신을 빛낸 동아리 (시상 : 남구학산문화원장)	주안2동	해바라기	소풍
	주안3동	사미골 풍물단	사물로 하나된 사미골
	용현5동	우리동네 합창단	용현종점
	용현3동	용삼풍물단	이름이 뭐예요?
	도화1동	등불	게섯거라Ⅲ-도화동 이야기
놀래상(5개) 신명나는 공연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마당을 만든 동아리 (시상 : 남구학산문화원장)	숭의2동	놀자놀자	장사래 난봉가
	관교동	떳다 관교동	관교동 로미오와 줄리엣
	주안6동	풍성한 앙상블	조율
	문학동	오른팔의 흑염룡	미안하지만 그럴 일은 없어
	주안7동	딴따라 골목통	내일을 위하여
마당상(4개) 다양한 장르를 결합하고, 형식의 독창성 및 참신성이 돋보이는 작품 (시상 : 인천광역시 남구의회 의장)	용현1·4동	풍물단 한결	사물악기가 된 도깨비Ⅱ
	도화2·3동	딴따라쓰	두껍아 두껍아
	학익2동	반짝반짝 무지개	학골동네 추억놀이
	숭의1·3동	기센걸스	함께
작품상(4개) 마당예술의 마당미학을 다시 살려낸 작품 (시상 : 인천광역시 남구청장)	주안1동	한우리	거리에서
	숭의4동	고집불통 락울림	집 나온 사이다
	주안5동	5동통통	어쩌다 생일
	주안8동	기88	빨간약

경연마당 심사
- 심사위원
야외무대 : 현광일 (마을공동체연구협동조합 이사장), 라원식 (경기도미술관 학예실장), 문계봉 (시인, 인천작가회의 회장)
실내무대 : 하영권 (노원뉴스 나우온 편집장, 노원탈축제 추진위원), 장소익 (나무닭움직임연구소 예술감독/대표)

심사평

심사평①
현광일 마을공동체연구협동조합 이사장
마당예술의 가능성을 보며

원래 우리네 전통 마당은 안이면서 바깥이다. 마당이 내부인 것은 낮지만 울타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당은 외부이다. 그것은 막힘없는 하늘 쪽으로 마당이 ‘무한히’ 열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당은 인간의 땅이면서 우주의 땅이다. 이런 마당은 우리에게 안온감과 개방감을 동시에 가져다 준다.

전통 마당은 여느 공간들에 비하여 가장 인간적인 삶을 구성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상징성을 담고 있다. 마당이 없어진 오늘날의 삶의 공간, 대규모 단지로 조성되는 아파트, 성처럼 쌓아올린 단독주택 등을 생각해 본다면 그 의미는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할 것이다. 또한 예전의 집 앞마당에서 고사를 지내고 굿을 했던 것을 미루어 짐작해보면, 마당이 우주와 연결될 수 있다는 것, 그리하여 그 마당을 끼고 사는 공간적 삶이 스스로의 완전성을 지향할 수 있다는 합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마당은 예술을 마름질할 수 있는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고 할 것이다. 아마 그것의 잠재력은 이미 조상들의 탈춤연희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옛날에는 각 집마다 마당이 있었지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마당은 사라졌다. 그러나 남구의 주민들이 생활예술활동을 통해서 자신들의 마당을 창출해내고 있다. 이번 행사에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큰 깨달음은 마당극보다는 마당예술이라는 개념에 대한 생각의 실마리를 잡았다는 점이다. 공동체예술이라는 기존의 개념보다 더 살갑게 마당예술 개념이 다가왔다.

이날은 주안 시민공원 전체가 주민의 마당이다. 그 마당에서 한 자락 무대공연이 눈길을 끈다. 각 동에서 다양한 연희들을 열심히 준비하였다. 삼년 째를 맞이하여서인지 무대 위에서 자신들의 연희공간을 잘 구성한다는 점이 제일 눈에 띠었다. 그것은 바로 개개의 연희자가 자신의 배역과 거기에 걸 맞는 흥을 낼 준비가 되어 있다는 암시이기도 하다. 그리고 관객과의 호흡을 위해 민요를 적절하게 섞었으며, 관객과 몸짓으로 협응하려는 모습으로 일체감을 조성하려는 기획들에 높은 점수를 주고 말았다. 그야말로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
심사평②
양원모 경기도 미술관 학예실장
2016년 학산마당극 놀래 마당예술동아리 경연마당 (야외무대 프로그램)

여덟 동아리가 차례차례 무대에 올라 장시간 준비한 작품들을 인천 남구에 사는 시민들 앞에서 공연하였습니다. 여섯 동아리는 신작을, 두 동아리는 작년에 보여주었던 작품을 다듬어 다시금 보여주었습니다. 첫 번째 무대에는 ‘우리동네합창단’이 「용현종점」이라는 합창극을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는 극적 구성이 읽히지 않았습니다. 합창단으로도 노래극적 구성과 연출이 가능한데 선곡된 3곡이 설득력 있게 엮이지 않아 안타까웠습니다.
두 번째 무대는 ‘딴따라쓰’의 「두껍아 두껍아」였습니다. 재개발이 한창인 동네의 개발 이전과 개발 직후의 이야기였습니다. 퍼포먼스와 노래, 춤 그리고 재담으로 극을 구성하였는데 관중 흡입력이 약했습니다.
세 번째 무대는 ‘풍물단 한결’의 「사물악기가 된 도깨비Ⅱ」 풍물극이었습니다. 의상, 탈, 꼭두놀이, 풍물 모두 돋보였으며 극도 짜임새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깨비들을 붙잡은 지역 공동체의 매력적인 힘이 설득력 있게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네 번째 무대는 ‘기88’의 「빨간약」 인형극이었습니다. 출연자들이 손수 직접 만든, 머리에 씌운 탈(인형)이 익살맞아 골계미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선을 끌며 극적 몰입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출연진 모두가 탈을 쓰면 극적 효과를 더 높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옴니버스식 극 구성이었는데 난임과 쓰레기 과다 배출, 전기 과사용 등 당대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섯 번째 무대는 ‘놀자놀자’의 「장사래 난봉가」 창극이었습니다. 도입 사설이 조금 길어 몰입을 주춤하게 하였으나 극 진행이 본격화되자 찰진 재담 덕에 웃음꽃을 피우며 극을 한껏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의상연출과 창(唱), 몸짓과 춤 모두 흥을 돋우어 주었습니다.
여섯 번째는 ‘한우리’의 「거리에서」 연극이었습니다. 출연자들의 연기가 천연덕스럽고 대사 또한 리얼하였고 주제 표현력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무대 위로 관객을 끌어들인 것은 옥의 티였습니다.
일곱 번째 무대는 ‘용삼풍물단’의 「이름이 뭐예요?」라는 풍물극이었습니다. 입담을 곁들인 풍물 공연이었는데 극 구성이 나열식이어서 너무 평면적이었습니다.여덟 번째 무대는 ‘떴다 관교동’의 「관교동 로미오와 줄리엣」 민요극이었습니다. 작년에 시연된 작품인데 출연진들의 연기는 보다 자연스러웠지만 극의 진화는 엿볼 수 없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3인의 심사 점수를 합산하여 최고점을 받은 ‘기88’의 「빨간약」과 ‘한우리’의 「거리에서」를 작품상 수상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올해로 3년이 된 학산마당극놀래는 이제부터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공동체 기반 예술에서는 생활예술동아리 육성과 자율적 활동 촉진이 중요합니다. 생활예술동아리는 문학, 연극, 음악, 무용, 미술, 영화 등 장르도 다양합니다. 시민여가활동으로의 동아리 활동부터 마을 살리기, 마을 만들기 그리고 지역 재생과 관광 활성화, 양성 평등 실현, 소비자 권리 신장, 경제 민주화와 건강한 생태 환경 조성과 보존 등 지역 과제 또는 가치창출과 직, 간접적으로 연계된 여러 층위의 다양한 빛깔의 활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천 남구는 마당극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마당극도 전통의 계승과 현대화를 중시하며 가무악희(歌舞樂戱)가 어우러진 미적 형식의 실험과 숙성 및 신명(神明)과 흥(興)의 미학에 무게 중심을 두느냐 또는 마당극의 동시대성, 현장성과 골계미(滑稽美), 풍자(諷刺)와 해학(諧謔)의 미학에 무게 중심을 두느냐에 따라 전개가 다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둘을 모두 녹여낸 우수한 마당극의 창출도 가능하지만……. 그리고 마당에서 놀며 교감(交感)을 중시할지, 아니면 극적 전개 (효과적인 연출)를 중시할 지에 따라 판의 운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무대와 마당을 대비할 것인지 아니면 마당 판의 구성 원리를 응용한 무대를 지향할 지에 따라 무대 폐기와 무대 재설계가 깊게 논의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실내 무대 공연과 야외무대 공연이 나누어져 실연되고 평가되었는데, 실내극과 야외극 가리기와 조명, 음향 지원 등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학산마당극놀래는 맨 땅에서 시작해 3년 동안 튼실히 초석을 다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미래를 예비하기 위해 중지(衆智)를 모으고 초석 위에 무엇을 어떻게 세울지 큰 그림을 함께 그려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에 따라 참여 폭도 달라지고, 강사 선발과 지도 내용도 바뀔 수 있으며 생활예술동아리 참여 구성원도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내년 학산마당극놀래의 평가기준도 달리 제시될 수 있습니다. 3년 동안 꾸준히 참여하여 주신 모든 동아리 출연진과 교육과 연출, 지원을 맡아주신 샘들, 연습장소 제공과 네트워크 관리, 홍보 진행을 맡아주신 분들, 그리고 이 모든 판 형성이 가능하게 뒷심이 되어주신 분들게 애쓰셨다는 말씀 전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심사평③
하영권 노원뉴스 나우온 편집장, 노원탈축제 추진위원
채움보다 비움, 첨삭(添削)이 아쉬운 놀래마당

3년째 학산마당극놀래 심사위원을 맡았다. 이번에 공연된 작품은 총18편. 그 중 10편이 실내무대, 8편이 야외무대에서 공연되었다. 실내에서 공연된 10편의 작품을 보고난 느낌을 적어본다.

분명 3년 동안 꾸준히 발전해 왔다. 연기력도 늘고, 작품의 구성도 발전했고, 소품이나 미디어를 활용하는 방법도 익숙해졌다. 한마디로 풍성해졌다.

특히 올해에는 거의 모든 작품에서 ‘스토리(이야기)’가 가미되었다. 연주를 해도 풍물을 해도 무용을 해도 그와 연관된 이야기를 덧붙였다. 가미된 수준이 아니라 스토리가 중심에 섰다. 연극으로 발전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두 작품, ‘오른팔의 흑염룡’ 동아리의 “미안하지만 그럴 일은 없어”와 ‘5동통통’ 동아리의 “어쩌다 생일”은 빼어난 연극적 구성을 보여주었다. 중학생들이 ‘선생님 오디션’을 한다는 발상, ‘임대가족’을 통해 외로움을 달래는 어르신들이라는 설정은 재미있으면서도 풍자적인 발상이었다. 단지 ‘~그럴 일은 없어’가 연습부족이었던 게 흠. 반면 ‘어쩌다 생일’은 모든 면에서 뛰어났다. 다른 나머지 8개의 작품도 구성(이야기)과 연기력은 분명 늘었다.

특히 소품이나 의상에서는 거의 모든 작품이 눈에 뛸 정도로 풍성해졌다. 이런 발전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보고난 느낌이 허전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2년 전 처음 놀래 마당을 보고, 제안했던 것은 ‘공연 시간을 10분으로 제한해 보자’였다. 연습시간도 부족한 생활인들이, 아마추어 예술동아리들이 시간을 길게 끌면 끌수록 준비도 공연도 용두사미가 될 위험성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이런 제안에 반발까지 있었다. ‘어떻게 10분에 연극적 표현을 다할 수 있나?’라는 반론이었다. 그러나 시간의 제한은 적절한 처방이었다.

이후 작년에도 올해도 시간 부분은 확실히 개선되었다. 시간이 줄어든 만큼 작품의 구성이 깔끔해졌다. 어수선하고 늘어지던 부분이 많이 줄었다.

그런데, 올해 놀래 마당을 보고 느낀 이 허전함은 어디에서 왔을까.
두 가지 점이 감지된다. 관객(구경꾼)과의 ‘단절’, 그리고 ‘과잉’이다.
2년 전 놀래 마당에서는 박우섭 구청장이 사이사이 출몰하여 같이 춤을 출 정도로 장소가 열린 마당(길)이었다. 그러나 1년 전 놀래 마당은 무대로 올라갔고, 자연히 관객과의 눈높이가 달라졌다. 그래도 관객의 추임새는 사이사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실내 무대만으로 볼 때 관객의 추임새는 줄어들었고, 관객의 숫자도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드는 분위기였다. 야외무대는 보지 못하였기에 모르지만, 실내에서는 분명 그랬다.

강당이라는 극장식 무대공간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관객의 출입이 힘들고 행동반경이 제약되는 실내강당. 하지만, 작품도 그러했다. 극장식 무대에 맞을 정도로 미디어의 활용이 많아지고, 대사가 길어졌다. 작품이 무대극에 가까워서 연행 공간을 그렇게 선택했는지, 아니면 주어진 공간에 맞게 작품을 그렇게 구성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 무대라는 연행 공간이 공연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관객과 연기자의 눈높이가 다른 무대였고, 또한 소통이 단절되고 있었다.

마당극은 무엇인가. 과정(공동체성의 회복)과 소통(주고받음)과 공감(주제의 공유)이 중시되는 예술이며 문화다. 과정 소통 공감은 마당극의 미학이자 마당정신이다.

그 소통의 미학이 힘을 잃고 있었다. 이 작품들을 들고 강당이 아니라 야외로 나갔다면 소통의 미학이 가능했을까? 단지 공간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무대공간에서도 ‘일어서’ 외치고 같이 춤추는 대중가수들의 공연도 허다한데, 공간만을 탓할 수는 없다. 오히려 예술강사나 생활예술동아리 자체에서 ‘소통’이라는 마당정신을 무시했던 것은 아닌가? 묻고 싶다.

소통은 단지 영상이나 음악을 보여주는 방식, 미디어를 활용한 일방적인 전달 방식이 아니라 주고받음의 쌍방향 표현 형식이다. 관객과의 소통, 관객의 참여와 추임새는 마당극의 양념이다. 양념이 제대로 버무려지지 않은 음식은 매력(맛)이 없어진다. 관객과의 거리를 얼마나 좁히고 있었는가? 관객과 소통하는 데 노력했는가? 되돌아볼 부분이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관객과의 ‘거리’만이 아니었다. 특히 올해 두드러지게 보였던 ‘과잉’ 현상을 지적하고 싶다. 스토리가 적극 들어오면서 거의 모든 작품에서 대사가 길어졌다. 대사가 늘어나면서 변사나 극중 사회자 같은 진행자의 역할 비중이 높아졌다. 대사가 늘면 연습 부담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춤에 연주에 진행에 대사에 요구사항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생활예술동아리들이 감당해야할 몫은 많아진다.

스토리가 가미된다고 꼭 대사가 길게 늘어나야 하는가? 말이 꼭 많아져야 하는가? 연극의 대사는 소설과 같은 상황의 설명문이 아니다. 연극에서의 대사는 ‘전형성’을 지닐수록 맛이 난다. 마당극은 더욱 더 그렇다. 설명보다는 전형적인 상징과 상징적인 언어를 통해 공감대를 높이는 예술양식이다. 꼭 필요한, 극의 전개에 필수적인 공감을 유도하는 최소화된 말이 마당극의 대사다. 대사를 시어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도 하는 이유다. 이야기 전개에 꼭 필요한 수준으로 절제된 언어가 잘 만들어진 대사이다.

이런 시각에서 대사의 과잉을 지적하고 싶다. 스토리에 대한 집착이 대사의 과잉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스토리는 대사만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다. 스토리는 필요하지만, 그 작품의 핵심요소와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난타나 풍물이나 무용이 표현의 중심이라면 그 형식의 맛을 살리는 수준에서 대사는 활용되어야 한다. 난타와 대사, 동시에 두 토끼를 잡으려 한 것 같다. 두세 토끼를 다잡는 데는 많은 연습과 기량이 필요하다. 하지만, 생활에 쫓기는 생활예술동아리들이 그 모든 것을 다 살려내기 어렵다. 결국 생활예술동아리들의 마당극은 특성화된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 그 하나를 살리는 선에서 다른 표현양식들은 절제할수록 작품성은 오히려 올라간다.

마당극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은 5단계가 있다. 씨(슴베, 찌르개) > 뼈(구조) > 살(대사) > 피(강약) > 꼴(첨삭).
이번 마당극 놀래는 살이 잔뜩 찐 느낌이다. 피와 꼴, 즉 강약과 첨삭이 아쉬웠던 한판이었다. 표현방식만이 아니라 주제도 그렇다. 짧은 마당극, 촌극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간명할수록 좋다. 그래야 몰입이 쉽고, 연습량도 줄고, 공감대도 넓어진다. 너무 많은 것을 시도했기에, 그만큼 허전했던 것 같다. 내년에는 잘할 수 있는 것, 그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에 집중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물론 스토리는 살려야 하지만. 스토리를 살리는 방법은 대사의 길이가 아니다. 직업적 연기자들이라면 얼마든지 욕심을 부려도 좋다.

그러나 마당극 특히 생활예술인들의 촌극에 가까운 생활 마당극은 본질적으로 ‘가난한(poor)' 연극이다. 상징적이고 필수적인 극적 장치 이외에는 절제해야만 살아나는 연극이다. 소품조차 몸으로 때울수록 맛있어지는 ’민낯‘의 예술이다. 마당극에 참여하는 생활예술동아리들은 직업적 연기자들이 아니라 생활인들이라는 점을 강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마당극은 잘 차려진 호텔식 정찬이 아니라 집밥의 맛을 되살리는 작업이다. 물론 마당극의 다양성은 얼마든지 인정하지만, 마당정신만은 살려내야 하지 않을까.

조금 비워야 한다. 조금 비울 때 더 중요한 것이 채워진다.
이런 비움은 지금까지 했던 작업에서 마지막으로 ‘강약’을 설정하고, ‘첨삭’ 과정을 거치면 된다.

올해 마당극놀래에서 ‘관객과의 단절 현상’ ‘표현의 과잉 현상’을 지적하는 이유는 ‘매너리즘’의 위험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새롭지 않으면서 새롭게 보이기 위해서 불필요한 요소들을 잔뜩 덧붙이는 화장술만 늘어나는 것이 매너리즘(mannerism) 현상이다. 비슷한 주제와 기량과 형식으로 서너 번 반복하게 되면, 주변적인 것들로 때우는 화장술 즉 잔재주만 늘어날 수 있다. 특히 마당극 같은 생활예술문화에서는 쉽게 찾아오는 현상이다.

매너리즘은 관객들을 지겹게 만든다. 무대는 화려하고 형식은 다채롭고 하는 말은 많은데, 사람들은 새롭게 느끼지도 공감하지도 않는 것이다. 생활예술동아리들의 순수성, 민낯의 아름다움 집밥의 매력을 발견할 때 마당은 되살아난다.

학산마당극놀래 마당에 매너리즘의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 모든 면에서 발전한 듯 보이지만, 새롭게 출발해야만 하는 상황 아닐까. 그래서 다시 제안한다. 마당정신 즉 소통과 공감, 과정의 아름다움에 충실하자고. 예술강사들부터 먼저 마당극의 미학을 재정립하자고. 이야기의 전개에 ‘강약’을 설정하자고, ‘첨삭’을 반드시 거치게 하자고, 모든 글은 결국 퇴고, 첨삭이 맛을 좌우한다. 목공을 해보면 결국 작품의 질은 마지막 사포질(군더더기를 닦아내는 과정)에 달려 있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그동안 마당극의 생활화에 꾸준히 노력해온 학산마당극놀래의 발전과정은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이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하여 마지막 작업, ‘강약과 첨삭’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이런 부분을 점검하고 조언하는 과정, 마당극의 본질에 충실한 마지막 ‘품질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국 마당극의 부활을 이끌고 있는 학산마당극놀래이기에 또 욕심을 부려본다.
심사평④
문계봉 시인, 인천작가회의 회장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신명나게 한 판 놀다

‘학산마당극놀래2016’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자신들이 현재 발 딛고 살아가는 마을의 역사는 물론 현실에서 만나는 다채로운 삶의 이야기를 다양한 형식으로(주되게는 마당극) 만들어 공연하는, 그야말로 시민공동창작예술의 공연마당이었다. 전문 예술인들이 마을의 공연 팀마다 한 명씩 결합하여 조력(助力)하기는 했지만, 이번 마당극 공연은 온전히 주민 자신들의 주체적 노력의 산물이었고 그래서 더욱 뜻깊은 공연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그랬을까, 상당히 어설퍼 보이는 연기나 간간히 책 읽듯 던지는 대사들은 흠결이라기보다는 관객으로부터 유쾌한 웃음과 친밀함을 이끌어낸 매우 인간적인 공감 포인트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전문 예술가들의 공연만큼이나 상당히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인 팀들도 더러 있었지만.

이번 공연을 보면서 사실 무대에 오른 작품들의 외적인 성과들도 대단하지만, 그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모든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누거나 부족한 점을 상호보완하고 극에 필요한 소품들을 함께 만들어갔을 그 ‘과정’이 더욱 빛나는 지점이란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이번 공연은 완성된 작품을 가지고 무대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모든 팀들이 하나의 뿌듯한 성과를 이룬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등수를 나눈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아마도 주최 측에서 모든 참가 팀에게 상을 주기로 결정한 것은 바로 이런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내가 관람한 것은 야외무대에서 펼쳐진 8개 작품들이다. 심사를 하는 내내 나는 심사위원이라는 입장을 자주 망각하고 무대 위 배우들의 연기에 감정이 이입되어 때로는 배꼽을 잡고 웃었고, 또 때로는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다는 점을 고백한다. 공연예술의 문외한으로서(다만 문학인으로서 마당극에 관심은 많았지만) 마당극 형식의 공연에 대한 전문적인 작품 평을 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다만 관람객을 한 사람으로서 각각의 공연에 대한 간략한 관극(觀劇) 평을 덧붙여 보면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용현5동 ‘우리동네 합창단’은 일단 훈련이 잘 된 팀이었다. 마당극공연이라는 대회의 성격상 합창으로 경연에 참석했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노래가 시작되고 난 후에는 마음이 바뀌었다.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합창단의 경우, 연령대에 따라 음색이 다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낸 걸 보면 그렇게 실력을 발휘하기까지는 아마도 피나는 연습이 필요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힘내라 남구’라는 주제 구현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마지막 ‘마포종점’을 개사한 ‘용현종점’을 통해 자신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것은 무척 재미있었다.

도화2,3동 ‘딴따라쓰’의 ‘두껍아 두껍아’의 경우, 대체로 연령층이 높은 연기자들이 출연해서 연기를 펼친 작품이다. 그러다보니 대사전달이나 연기가 다소 어설펐지만 표정들은 하나 같이 진지했다. 슬럼화 되고 있는 마을을 쇄신하여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겠다는 소망을 전래동요 ‘두껍아 두껍아’라는 노래에 맞춰 극으로 표현한 것은 가사에 포함된 내용(“헌집 줄게 새집 다오”)과 공연 작품의 주제의 정합성이라는 면에서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특히 모래더미 속에서 두꺼비가 얼굴을 내밀 듯 구멍 뚫린 천속에서 한 명씩 머리를 내밀고 의미 있는 대사를 던지는 부분은 무척 기발했다.

용현1,4동 ‘풍물단 한결’의 ‘사물악기가 된 도깨비’는 풍물과 인형극이 결합됨으로써 풍물만으로 이루어진 공연보다 훨씬 다채로운 공연이 되었다. 특히 인형극의 목소리 연기를 한 연기자들의 연기는 매우 뛰어났다. 창도 매우 수준급이었다. 다만 인형극이 진행될 때, 무대 중앙에 나와 있던 풍물패도 극의 흐름에 따라 적당한 몸짓이나 표정 연기를 해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풍물과 마당극, 거기다 인형극까지 가미된 그야말로 복합 장르적 성격의 공연을 각각의 장점을 잘 살려 표현한 수작이었다.

주안8동 ‘기88’ 팀의 ‘빨간약’은 인형극이었는데, 탈을 쓴 배우들의 연기는 매우 자연스럽고 훌륭했다. 탈을 쓰지 않은 배우가 연기할 때, 삼신할머니 가면을 쓴 배우의 동선이나 동작이 약간 부자연스러워 보이긴 했지만 아마추어 배우들임을 감안할 때, 큰 흠결로 생각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쓰레기, 환경, 출산 문제 등 주민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문제들을 노래에 담아(연기자들 모두가 합창) 전달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주제의식은 비교적 명확하게 전달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너무 많은 주제를 담으려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연기의 공백이 생겼고, 다소 산만해진 측면도 있었다는 점은 하나의 아쉬움이라 하겠다. 아무리 ‘빨간약’이 만병통치라 소문이 났다 해도 모든 병을 다 고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숭의2동 ‘놀자놀자’ 팀의 창극 ‘장사래 난봉가’는 관객 호응 면에서는 단연 최고였다고 생각된다. 스토리라인은 단조로웠고, 출연자들 대부분이 높은 연령층이다 보니, 초반에는 인사말 하는 분과 출연진과의 호흡이 맞지 않아 산만해 보였지만 오히려 후반으로 갈수록 팀워크가 강화되는 미덕을 보였다. 이 창극은 단연 여성출연자들의 빛나는 입담과 흥에 의해 진행된 공연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배우들이 직접 경험한 일들을 풀어냈기 때문에 연기 같지 않은 생생함을 보였고 이것이 관객의 큰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판단된다.

주안1동 ‘한우리’ 팀의 연극 ‘거리에서’는 여성 배우들만 출연한 연극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팀워크가 잘 맞았는지 모르겠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매우 자연스러웠다. 특히 남자 취객을 연기한 두 여자배우들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 냈는데, 나 역시 어쩌면 그렇게 자세하고 실감나게 남자들의 음주문화를 연기할 수 있었는지 배꼽을 잡고 웃으면서도 공감의 고갯짓을 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관객을 극중에 끌어들여 마당극 본연의 성격을 구현해 보려 한 시도는 매우 좋았다. 다만 빈약한 스토리라인을 배우의 연기력에 의존하여 메우려 하다 보니 극의 전개는 다소 산만했다. 합창으로 주제를 강조하며 마무리하는 것은 상투적인 결말 방식이긴 하지만 산만했던 극의 흐름을 봉합하는 데 분명한 효과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용현3동 풍물팀 ‘용삼풍물단’의 ‘이름이 뭐예요?’는 해당지역 통장님들로만 구성된 배우들의 풍물극이었다. 풍물극에서 풍물(공연)은 기본적으로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데 있어 매우 효과적이긴 하지만 풍물만 도드라지고 연극적 측면이 부족할 경우, ‘그게 그거 같은’(실제로 공연 당일 여러 팀들이 풍물연주를 선보였다.) 단조로움을 보일 수밖에 없는데 이 팀의 공연은 ‘극’이라기보다는 ‘풍물연주’에 가까웠다고 하겠다. 대사를 미처 숙지하지 못하고 공연에 임한 분들이 많았는데, 그 ‘어설품’이 오히려 친숙함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극적 완성도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관교동 ‘떳다 관교동’ 팀의 민요극 ‘관교동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미 익숙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동네(한국적) 상황에 맞게 각색해 올린 작품인데 사실 이 작품은 지난해에 이미 출품되어 수상을 한 경력이 있는 작품이었다. 나이 지긋한 연기자들의 연기는 매우 탁월했지만, 익숙한 이야기의 경우, 참신한 극적 요소가 가미되지 않을 경우 지루해질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는데, 이 작품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만 배우들이 직접 만든 담벼락을 비롯한 소품, 그리고 분장이나 의상 등은 매우 손이 많이 간 느낌을 주었다. 주민들이 얼마나 극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했는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14명이라는 결코 적지 않은 배우들이 잉여가 없는, 꼭 필요한 역할을 맡아 혼신의 연기를 보여주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하고 싶은 부분이다.
심사평⑤
장소익 나무닭움직임연구소 예술감독
심사평을 개별 작품에 대한 것 보다는 총평으로 임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출품된 작품들이 유사한 방향과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그것들을 조금 들여다보는 것으로 마감하려 한다.

보편적 의미에서의 ‘극’에 대한 접근의 오류이다. 대사가 있으면 ‘극’이라고 바라보는 것 같다. 거의 대부분의 작품이 서서 내지는 앉아서 말을 한다. 음악을 연주하는 팀도 연주 전후로 대사를 넣는다. 약속이나 한 것처럼. 극은 보는 것이지 들려주기 위한 장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선 마이크를 동원한 말하기로 일관하고 있다. ‘극’을 대하는 접근이 분명해졌고 일관되어졌고 그 분명하고 일관된 방향이 도드라진 오류로 나타나고 있다.
전년도의 ‘극’에 다양한 방향의 나름대로의 접근이 실제로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었고, 내심 그 가능성들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의 기대가 무너진 경연이었다.

보통 ‘이야기’가 노래로, 음악으로, 춤으로, 극으로 가는 출발점이듯, 극의 어머니는 ‘이야기’이다. 살아있는 자라면 누구나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인간에게 이야기가 없을 수 없듯이. 나는 ‘마당극놀래’는 ‘이야기 기획’에 강조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상에서의 느끼고 경험한 것들의 나눔과 모음 작업이다. 마당은 이야기가 있을 때 형성된다. 모여야 할 이유는 이야기의 나눔인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가 없다. 그리고 모였다. 이야기 없는 이야기 마당이다. 우리의 삶이 지루하고 소비적이고 억지로 살고 있다고 모두가 경험한 자리가 되었다.
이 또한 ‘이야기’에 대한 접근의 오류이다.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뭔가 이상하거나 특별한 그 어떤 것이 삶에 나타났을 때를 말할 것이다. 매일 듣고 보던 것이 아닌. 물론 이야기꺼리가 있는데 전하기 위한 가공과정의 문제도 있을 것이다. 이 모두를 포함한 접근의 오류는 치명적이다.

의상, 분장, 소품, 음향, 조명, 등장, 퇴장, 무대, 관객 등등의 모든 면에서 ‘미’가 배제되어 있다. 준비하는 주체나 행사 주체나 공연이 지니고 있는 아름다움의 추구가 왜 이토록 무시당하고 있는지 의아스럽다. 쉽게 구입하고, 소음에 가까운 스피커 음향이 공간을 채우고, 공연이 진행되건 말건 극장의 들락거림이 거리낌 없고, 공연자에 대한 예우나 관객에 대한 예우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왜 만나고 있고, 왜 지켜봐야하고, 무슨 이유로 행위를 하고 있는지 의문점이 남는 자리. 전문 단체이던 동호회이던 이 질문에서 예외일 수 있는가? 예술이야 다다르기 힘들 수 있지만 문화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반응과 변화 (주민소감)

경연마당시상
동아리	성별	연령	소감 및 긍정적인 점, 개선점
학익1동	남	40대	각 동에서 마을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 각동의 기획안을 미리 조직하여 교육시키고 서류작성도 지원해주어야 할 것 같다.
용현1·4동	여	60대	2년째 참여했지만 너무 감동적이고 생활의 활력소가 되었다. 앞으로 쭉 발전했으면 좋겠다.
용현1·4동	여	60대	아직은 문화예술에 대해 자세히 모르지만 문화의 본질에 대해 행복함을 느끼게 되어 감사하다.
도화1동	남	70대	이웃과 이웃이 소통함으로 인간관계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도화1동	여	60대	각 동이 모두 수고하였는데 실내와 실외에서 나누어 하게 되어 다른 동 것을 못 봐서 아쉬웠다.
용현3동	여	50대	공동으로 창작하는 과정을 통해 마을사람들과의 소통과 서로를 이해하며 다른 마을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소재들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도화2·3동	남	60대	하나의 마을을 컨셉으로 그 동을 홍보하는데 힘을 기울여 주었으면 하고, 동 주민도 참여하는데 더 홍보를 하여 주민들의 많은 참석이 중요할 것 같다.
도화2·3동	남	60대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처음에는 이걸 왜 해야되나 했는데 사람과 사람을 아는데 좋았다. 마당예술동아리를 통해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어 좋았다.
주안6동	남	50대	마당예술동아리 연중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주안6동	여	50대	마을에 대한 관심이 생겼으며 다음 마당극소스가 될 거리를 찾게 되었다. 내년에도 지대한 관심으로 참여하겠다.
문학동	남	10대	공연을 하고 난 후 얻어간 것이 정말 많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해서 특별한 경험을 얻었다.

참여자 만족도 조사: 이번 조사는 ‘참여자 중심의 만족도’ 조사로 총 156명의 주민들이 설문에 참여했다. 무기명을 원칙으로 실시했으며, 중복 응답을 두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설문의 순서는 참여 동기를 시작으로 마당예술동아리 활동을 통한 개인적 경험과 사회적 관계망 형성, 교육의 질과 공동창작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후에는 축제의 운영과 앞으로 고려해야 할 점 등을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질문을 택해, 좀 더 나은 마당예술동아리가 되기 위한 개진의 방향으로 삼고자 했다.

일반(설문참여 총인원 156명/전체 인원 259명 - 관교동 설문 미참여)
참여동기
참여자 중심의 만족도 조사로 교육 진행시 사업의 취지나 내용에 대해 충분한 설명의 진행 여부 및 교육활동을 통해 기대했던 부분이 충족되었는지를 조사했다. 사업취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으며 마당예술동아리를 통해 동아리활성화는 물론 이웃과의 소통활성화가 이루어졌다는 응답이 높았다. 또 다른 예술교육과 달리 마을이야기가 담긴 공연이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한 개인적 경험과 사회적 관계
일상을 주제로 한 예술에 대한 의견과 앞으로 참여의사를 묻는 설문이었다. 마당예술동아리 활동을 통해 예술에 대한 관심이 증가됐고, 이로 인해 소모임 구성을 희망하는 인원도 늘었으며, 내년에도 마당극 재참여를 희망하는 인원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교육 및 공연의 공동창작에 대한 만족도
전반적으로 매우만족이 20%, 보통이 40%로 긍정적인 면이 두드러졌다. 또 공연축제 참여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참여자들의 토론 등을 통해 개인이나 마을에 대한 이해도가 증가했다고 답했던 인원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더불어 본인참여 작품에 대한 만족도도 근 50%에 가까워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축제 운영 및 결과 조사
축제와 관련,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공간운영과 무대시스템 운영에 관해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 앞으로 보완해야 될 점으로 지원예산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마당극 공연이 관객에게 마을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영향을 주었고,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향상됐다는 답변도 높았다. 반면 주민대상 홍보는 강화해야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