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학산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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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안내
공연안내 내용
제목
극단 동이
일시 2008.06.24~07.05
 

 

BLACK COMEDY  

“집”


얼토당토한 배경설정, 뒤틀린 가족관계,

그 속에서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과 현대인의 욕망과 비애를

교묘하게 엮어 놓고 있는 연극 “집”.......

연극 [집]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집’, 그리고

그 속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의 의미를 재삼 돌이켜 생각해 보게 한다.


학산소극장

2008.6.24.~7.5.

평일 pm 7:30 / 토 pm 4:00 7:00 일 pm 4:00 / 월요일 쉼


관극후불제

부담 없이 보시고

공연이 끝난 후 느끼신 만큼의 재미와 감동을 관극료로 내 주세요!!!



 

원작 : 휴고 끌라우스

번안/각색/연출 : 김병균

기획 : 김창길 / 장희순

조명디자인 : 신승일

무대미술 : 최종욱

음악 : 황승미

디자인 : 다인아트

출연 : 이경열 / 정의순 / 이춘영 / 이진혁 / 신혜신

제작 : 극단 동이

후원 : 인천문화재단 / 인천학산문화원 /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

          자바르떼(JOB ARTE) / 인천 여성의 전화

협찬 :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 문화까페 FOX / 갈매기의 꿈 / 흐르는 물



 

줄거리

   변변한 직업도 없이 술에 쩔어 살고 있는 가장을 둔 한 가족에게 큰 집에서 집세를 내지 않고 내 집처럼 살게 해준다는 제의는 정말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지 않은가?

   누군들 그런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더군다나 평생을 남의 집이나 전전하고 살아왔던 가족에게는 더더욱.......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한 채 치매 증상에 걸려있는 할망구를 정성껏 보살펴주는 대가로 집은 무료로 제공되며, 그 노친네가 세상을 떠나게 되면 그 집의 소유권까지도 넘겨받을 수 있는 그야말로 판타스틱한 조건 속에서, 한 중년의 부부가 마치 집주인인양 행세하며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간다. 하지만 그런 기쁨도 잠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미친 할망구의 병수발을 한다는 게 어디 그리 만만한 일이겠는가? 하물며 친자식도 제 부모를 외국원정까지 가 고려장을 지내는 요즘 풍토에 말이지.......하지만 이 부부는 이를 악물고 버텨나간다. 왜? 그래야 평생 소원인 “내 집”을 가질 수 있을테니까!

   이 부부에겐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자유분방한 세대를 대표하기라도 하듯 이 아들은 부모를 떠나 생활한 지 오래되었다. 어느 날 밤늦게 그 아들이 여자친구를 데리고 갑자기 나타나는 것으로 이 드라마는 막이 오른다.

   가난한 부모와 자유분방한 아들, 또 그 아들의 여자친구로 인해 벌어지는 황당한 사건들.......수컷으로서 자신의 남성성을 증명하기 위해 종횡무진하는 아버지 박만복, 자궁을 잃고 오로지 ‘내 집 마련!’에 모든 걸 건 엄마 김말분 여사, 돌아오지 않을 아들을 하염없이 기다리며 점차 미쳐가는 할머니 인주댁, 그리고 아들과 그의 여자친구, 이들 다섯 명의 등장인물들이 황당무계한 상황 속에서 얽히고 섥혀가는 포복절도할 사건들........그리고 그 속에서 암세포처럼 싹터가는 음습한 음모!

   사실, 치매에 걸린 주인집 노파가 죽어야만 집의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자연스런 노파의 죽음을 기다리는 일이란 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이란 말인가?



연출의도


   네덜란드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인 휴고 끌라우스의 1975년 작품인 [집]은 총 3막으로 구성된 희, 비극이다. 가장의 무능함으로 싸구려 임대주택을 전전하던 중년부부가 집주인이자 병든 노파를 돌봐주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은 고급저택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희극적인, 하지만 한편으로는 현대인의 삶 속에 숨겨져 있는 비극적인 면을, 뒤틀린 가족관계를 통해 조망하고 있는 희곡작품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집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사실, 집이라는 단어의 사전적인 의미는 ‘사람이 살기 위해 지은 건물’ 또는 ‘가족이 생활하는 터전’이다. 또한 '집'은 '모이는 곳'이다. '集'의 옛 글자가 '나뭇가지에 날아드는 여러 마리의 새' 모양이듯이, 집이란 밖에 나가있던 가족들이 해가 지면 모여드는 보금자리를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집’이란 위에서 열거한 고유한 의미의 집의 개념을 떠나 경제적인 개념으로 이해되는 것이 현실이다. “집 = 경제”. 이 말은 우리가 집의 문제를 논함에 있어 그 영역이 집의 형태나 규모, 기능성 등등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는, 우선적으로 집을 소유하고 있는가, 아닌가의 문제가 훨씬 더 본질적인 문제임을 말하는 것이다. 부동산 투기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나라 실정에 비추어 보면 이는 더욱 더 자명한 현실인데, (신문지면을 가득 메운 많은 기사 중 부동산 투기, 부동산 대책, 그에 따른 세금폭탄 등등의 기사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우리사회에서의 집의 의미가 주거의 목적이 아닌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왜곡되어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대를 이어온 셋방살이 설움에 “네 집을 가져라”는 아버지의 유언이 인생목표인 사내, 투 잡스, 쓰리잡스를 뛰면서 결국 사회생활 10년 만에 대출에 대출까지 보태 결국 이층집을 사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이사가던 첫날, 문패를 박으며 온 동네 떠나가도록 울부짖는다! “아버지…나 집 샀어요” 영화 <귀신이 산다>의 시작이다. 그리고 우린 이 장면을 통해 “한국인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인가”에 대한 유쾌한 통찰과 조롱을 느낀다. 이처럼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던 이른바 압축성장의 시절, 고향을 떠나 대도시로 흘러 들어온 가장들에게 있어 비록 조악한 슬레이트 지붕이나마 가족을 꾸릴 공간을 확보한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보증해주는 일종의 자격 증명이었던 셈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의 목적과 집이 가지는 소중한 가치들을 우리는 다시금 새겨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얼마 전 감동스럽게 본 영화 ‘<모래와 안개의 집>에 등장하는 베라니처럼 재테크의 수단으로 집을 바라보는 사람도 있고, <귀신이 산다>의 박필기처럼 내 집 마련이 평생의 숙원사업인 사람도 있을 테고, 오로지 가족의 안전과 평온한 보금자리를 위해 집을 소유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목적일지라도 - 비록 우리가 첨예한 자본주의 구조 하에 살고 있다 할지라도 - 집이라고 하는 의미는 단어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단순히 추위를 피하고 비구름을 가릴 곳이라는 생활공간의 의미로부터 거주자의 문화적 자본을 집약적으로 표현하는 상징물로서 집의 의미가 변화하고 있다 할지라도 그 못지않게 그 공간 속에 담겨있는 내용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 즉 그 집안에 사는 구성원, 그들 간의 관계, 생활공동체로서의 가정을 이루고 사는 기본 단위인 집의 의미가 바로 그것인 것이다.

   연극 ‘집’을 통해 우리는 집에 대한, 집과 얽혀있는 우리네 인생의 의미를 새삼 돌이켜 보고자 한다. 휴고 끌라우스의 [집]은 얼토당토한 배경설정과 뒤틀린 가족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과 현대인의 비애를 교묘하게 엮어 놓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집’, 그리고 그 속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의 의미를 재삼 돌이켜 생각해 보게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인간에게 숨겨진 내면, 인간이 갈등하는 욕망의 구조를 깊이 있게 통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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