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학산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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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안내
공연안내 내용
제목 내안의 원천강 오늘이
극단 덩이줄기
일시 2008.04.24~04.26

 

<공연을 올리면서>
하나에서 둘, 셋 ...... 그리고

어떤 특출한 기획이나 극단 창단을 명분으로 공연을 준비한 것은 아닙니다.
공부만 할 때도 있었고, 각자 소품들을 공연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공부와 각자의 시간을 열어서 함께 작업하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래서 하나에서 둘 그리고 셋이 되는 과정의 공연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우리는 ‘제1인 관객’인 연출과의 인연도 없습니다.
배우가 중심이 되는 연극의 끝자락에서 조금 모자라고 거친 무대를 숨차게 쌓을 뿐입니다.

누가 연기하라고 내몬 것도 아닌데 왜 힘들게 무대를 만들고 어렵게 관객을 불러서 심판대가 그럴 것처럼 여겨지는 긴장의 괴로움을 자처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는, 그런 공연을 또 하게 되었습니다. 무슨 특별한 날도 아니고, 일도 없고, 숙제도 아닌데 그냥 지내면 되었을 것을 공연히 작품을 한다고 이렇게 온통 뒤흔들리고 흐트러집니다.

그렇지만 오늘이와의 만남은 운명 같았습니다. 무당과 광대가 한통속이라더니 그래서였을까요? 하나에서 둘, 셋 그리고 더 만나게 될 인연들이 무엇인지, 왜 굳이 고통을 감수하고 일상을 뒤흔들어 다른 차원의 시간과 공간을 생성하려는지, 우리의 신성을 만나라는 혹은 만나고 있는 중이라는 계시 같았다고나 할까요? 여러분에게도 그런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엄청난 바램을 가져봅니다.

<작품 의도와 줄거리>
적막한 별당에서 글만 읽는 장상이, 다른 가지에도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연꽃나무, 용이 되어 승천하기를 기다리며 강가 모래밭을 뒹구는 이무기, 외딴 사막 한가운데에서 외로이 글만 읽고 있는 매일이의 모습이 보인다.
넓은 들판에 여자아이 하나가 불쑥 솟아오르고 마을 사람들로부터 ‘오늘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오늘이는 부모가 있다는 원천강을 향해 먼 길을 떠난다. 장상이, 연꽃나무, 이무기, 매일이 이들에게 차례로 오늘이가 찾아가 원천강 가는 길을 묻는다. 이들은 자신의 일상을 견고하게 지켜간다고 하지만 조금씩 틈이 벌어지고 일상의 순서가 꼬인다.
어느덧 원천강 문 앞. 문 앞에는 오늘이만이 아니라 장상이, 연꽃나무, 이무기, 매일이 모두가 와 서 있다. 그런데 문지기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낙심한 이들은 크게 통곡하며 자기 삶의 뒤엉킨 문제와 상처를 토해낸다. 그런데 그렇게 통곡 속에 제각기 마음에 맺혔던 것이 풀려가자 문도 같이 열린다. 이 통곡은 그 동안의 억눌려있던 본성의 에너지가 터지면서 쏟아진 통곡인 것이며 이 통곡의 순간은 즉자적 존재에서 대자적 존재로 바뀌는, 우주를 뒤흔드는 통과의례의 순간, 형질전환의 순간이었던 것이다.
이 작품은 우리들 모두의 내면에 각자 자신의 존엄한 신성이 깃들어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시작되었다. 내 안의 신성. 그런데 그 신성이 이렇게 저렇게 삶을 살아내면서 눌리고 깎이고 갇히면서 우리 내면 스스로가 저 어둡고 깊은 곳에 묻혀있던 것이라고.
오늘이 역시 자신의 신성, 본원을 찾아 멀고 험난한 여행을 떠난다. 다른 이들을 만나 관계를 맺으면서 환상을 품기도, 의지를 북돋우기도, 회의하고 절망하기도, 운명을 깨닫기도 한다. 그리고 어느덧 자신의 변화하고 성장한 모습을 보게 된다.

<원작 [원천강 본풀이] 소개>
<원천강 오늘이>는 제주에서 전해오는 서사무가입니다. 무가란 굿을 할 때 불리는 노래인데 이것이 긴 이야기가 있는 노래라 서사무가라고 합니다. 굿에는 아픈 사람을 치료하기 위한 병굿이 있고 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잘 인도하는 진혼굿도 있어서 굿마다 불리는 노래가 조금씩 다른 법인데 ‘원천강 오늘이’는 무당이 탄생할 때, 그러니까 보통 사람이 신내림을 받아서 무당이 되는 ‘신내림굿’에서 불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무당은 신내림굿에서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신성을 발견하고 이를 불러내는 신을 모시는데 그 안내자가 ‘오늘이’인 것입니다.
무당이라면 천민으로 취급해온 과거사가 있어서 무당들에게는 한도 많고 설움도 많기 마련이지만 오래 전 인간의 역사가 시작될 때는 사람마다 마음 속에 신성한 기운을 갖고 있어서 따로 배우지 않아도 신의 말을 할 수 있는 무당과 비슷했더랍니다. 저마다 흐려지고는 있어도 그렇게 신의 말을 하는 오늘이가 아직도 마음 한 구석에 살아있어서 힘들고 어려울 때, 용기를 내고 근원을 캐고 자신을 돌아보는 법이랍니다.
오늘 오늘이가 그런 여행을 떠납니다. 함께하시면서 여러분에 안에 있는 원천강 오늘이를 만나보실 수 있기 바랍니다.

<극단 덩이줄기 소개>
새로운 연극 방법을 찾기 위해 2005년 12월 창립했던 [연극연구모임 리좀]이 작품 활동까지 영역을 확대하고자 2007년에 극단이라는 간판을 슬며시 내걸고 [극단 덩이줄기]라 이름하였습니다. ‘뿌리에서 줄기, 줄기에서 잎으로’ 성장하는 위계적인 수형도(樹形圖)방식과 다른 ‘여러 줄기들이 사방팔방으로 뻗어나가고 그 줄기마다 뿌리를 내리는’ 열린 방식, 다중심적 방식을 경험하고 실험해보고자 ‘덩이줄기’라는 투박한 이름을 지었습니다.
아직 환상만 크고 현실의 벽을 움켜쥘 힘은 약합니다. 소박하게, 차근차근 근력과 지혜와 인내를 키워보려고 합니다. 연극으로 돈 벌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곳곳에 퍼져있는 또 다른 작고 소박한 덩이줄기와의 만남을 원합니다. 변화무쌍한 삶과 연극의 진실을 찾는 여행을 중단 없이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출연 및 스탭진>

원작 : 원천강 본풀이
각색·연출 : 송연수·최금예
드라마트루그 : 겨울보리

조명감독 : 임혜진
음향 : 엄혜정
조명 : 유창수
진행 : 허경영, 윤보경
인쇄물 디자인 : 한난석
나눔의식 진행 : 성효숙
영상 기록 : 이기태
도움 주신 분들 : 김창길, 이찬영, 최은성

출연 : 황승미 - 소리꾼
최금예 - 연꽃나무, 매일이, 오늘이 인형 조종
송연수 - 장상이, 이무기, 오늘이 인형 조종
? 공연 전 ‘나눔놀이'를 성효숙님이 진행합니다.


<극장 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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