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우스운 이야기야. 성문을 나서는데 저기서 사람이 하나 오는 거야. 가만히 보니까 처녀같아. 장옷을 쓰고 얼굴만 내놓고 온단 말야. 그 여자는 오고 그 사람들은 가고 해서 마주치는 거지. 이 사람이 꺼덕꺼덕 말을 타고 가다가 그 마부에게 의견을 내는 거야.

“야, 너 저기 오는 사람이 처녀같은데, 내 처녀 배꼽을 구경시켜줄 테니까 너 볼래?” “처녀 배꼽을 어떻게 봅니까?” “보는 수가 있어. 너 아무 말 말고 나 하라는 대로 해.”

그러면서 가다가 딱 마주친 거야. 그래 그 여자를 세워 놓고.

“아 보아한 즉 처녀 같은데 어딜 가오?”

그러니까 이러이러해서 아무 데를 갑니다. 했거든. 이 사람이 말 위에서 하는 소리가,

“아 지금 아무데 이런 처녀를 만나러 가는 길인데…” “아, 왜 그러십니까?” “당신이 배꼽이 둘이라고 그래서 그 배꼽이 둘 있는 여자를 데려오너라 해서 온 거지.” “아, 전 배꼽이 하나입니다.” “분명히 둘인데 하나라고 하면 되는가. 잔말말고 가자.”

무조건 잡혀가게 되었거든.

“억울하거든 배꼽을 내보이라 말이야.”

안 내놓으면 붙잡혀가게 생겼고 내놓으면 귀중한 배꼽을 보이게 되고…. 할 수 없이 이 여자가 죄 끌러 놓고 배꼽을 보여주었거든. 이 양반이 말잔등이에서 내려다보니까 다 보게 되었지. 허허 그래 처녀 배꼽을 보고가게 되었다 하는 얘기야. 옛날 얘기지. 애매하게 배꼽 구경을 시켰다는 거지.